아이엘츠 단어장 — 주제별로 모으고 쓰이는 것만 남기는 법

아이엘츠를 준비하다 보면 어휘에서 답답한 지점이 온다. 단어책을 한 바퀴 돌렸는데 라이팅에서는 같은 표현이 반복되고, 스피킹에서는 아는 단어가 한국어로만 떠오른다. 이 지점에서 '아이엘츠 단어장'을 검색하게 되는데, 그 전에 아이엘츠 어휘 시험이 어떻게 생겼는지부터 보는 게 순서다.

아이엘츠 어휘는 목록이 아니라 주제로 나온다

아이엘츠는 환경, 교육, 기술, 도시화, 건강 같은 주제 영역에서 반복해서 문제를 낸다. 그래서 어휘도 주제와 붙어 있다. '오염'을 pollution 하나로 알고 있는 것과, contamination, emissions, disposable을 각각 어떤 문장에서 쓰는지 아는 것은 다른 수준이다. 리스닝과 리딩은 전자로도 버티지만, 라이팅·스피킹 채점 기준의 Lexical Resource 항목은 후자를 본다.

여기서 흔한 실수가 두 가지 나온다.

하나는 일반 단어책을 그대로 아이엘츠용으로 쓰는 것. 경험상 수능·토익 어휘와 아이엘츠 어휘의 교집합은 생각보다 작다. 토익이 사무실 어휘라면 아이엘츠는 논술 어휘다. 영역이 다른 목록을 정복해도 시험장에서 쓸 것이 달라진다.

다른 하나는 단어를 뜻만 외우는 것. 채점관이 보는 건 단어의 존재가 아니라 사용이다. contribute를 알고도 'contribute to the problem'이라는 덩어리로 쓸 줄 모르면 어휘 점수로 이어지지 않는다. 아이엘츠에서 외울 최소 단위는 단어가 아니라 연어(collocation)다.

그래서 단어장은 이렇게 생겨야 한다

조건을 정리하면 세 개다.

주제별로 묶여 있을 것. 파트타임이 아니라 '환경 파트에서 쓸 표현'처럼. 스피킹에서 주제가 던져졌을 때 꺼내지는 단위가 주제이기 때문이다.

문장과 함께 저장될 것. 'emission — 배출'이 아니라 'cut carbon emissions'처럼 앞뒤가 붙은 채로. 뜻만 아는 것과 쓸 수 있는 것의 차이가 여기서 갈린다.

복습이 자동일 것. 시험 날짜가 정해져 있는 학습에서 복습 관리에 드는 시간은 버리는 시간이다. 무엇을 언제 다시 볼지는 시스템이 정해주는 게 낫다.

주제별로 모으는 소스

주제별 어휘를 모으는 가장 싼 소스는 유튜브다. 환경이 주제라면 환경 다큐나 뉴스 클립을 보면, 그 주제의 실제 표현이 문장째로 나온다. 영상을 보다가 쓸 만한 표현을 클릭해서 카드로 저장하면 '주제 + 문장' 조건이 한 번에 채워진다. 저는 이 흐름을 만드는 쪽에 있어서 Piccard로 하고 있지만, 핵심은 도구가 아니라 '내가 실제로 본 문장에서 뽑는다'는 것이다.

파트 3 스타일의 아티클도 좋은 소스다. 에세이형 글에서는 논거를 세우는 표현(prominent, arguably, a growing body of evidence)이 실제 쓰이는 문장으로 등장한다. PDF로 된 지문이나 기사를 올려서 카드로 만들 수도 있다.

주의할 점 하나. '아이엘츠 필수 어휘 3000' 같은 목록을 통째로 넣는 건 비추한다. 남의 목록은 내가 만난 적 없는 단어라 맥락이 없고, 맥락 없는 카드는 복습 큐에서 버려지는 존재가 된다. 시간이 급하면 목록에서 '이건 진짜 쓸 것 같은데 몰랐던 것'만 골라 내가 본 문장을 붙여서 넣는 게 낫다.

복습을 점수로 바꾸는 회상 방식

간격 반복으로 카드를 돌릴 때, 보기 방향을 뜻이 아니라 사용으로 잡으면 차이가 커진다.

앞면 표현, 뒷면 우리말 뜻으로만 돌리면 회상은 '알아듣기' 방향으로만 단련된다. 스피킹·라이팅이 걱정이라면 카드를 볼 때마다 그 표현으로 문장 하나를 소리 내어 만들어 보는 것. 'cut carbon emissions' 카드가 나오면 "The government introduced new policies to cut carbon emissions." 수준의 문장을 즉석에서 하나 만든다. 이 비싼 회상이 남는다.

라이팅이 급하면 만든 문장을 짝이 되는 표현과 바꿔 쓰는 연습을 더한다. reduce를 줄이는 자리에 cut back on, lower가 자연스러운지 묻는 식. 아이엘츠 채점이 paraphrase를 좋아하기 때문에 같은 뜻의 다른 껍질을 여러 개 갖고 있는 게 직결된다.

남는 지점

이렇게 만든 단어장은 시험 전날에도 쓸모가 다르다. 목록 단어장은 전체를 다시 훑어야 하지만, 주제별 + 간격 복습 단어장은 '내가 실제로 자주 틀렸던 표현'이 이미 골라져 있다. 시험 직전에 볼 것과 버릴 것이 정해져 있다는 것 자체가 점수의 여유가 된다.

안 맞는 경우

유통기한 이틀 남은 급박한 상황이라면 위 방식은 느리다. 그때는 기출 지문을 읽고 모르는 것만 골라 몰아서 보는 게 낫다. 또 영상을 아예 안 보는 사람이라면 소스부터가 없으니, 이 흐름은 유튜브로 영어를 이미 접하는 사람에게 맞다. 도구 자체의 비교가 궁금하면 영어 단어장 추천 2026에 정리해 뒀다.

비용

Piccard 기준으로 시작 시 150 에너지가 주어지고 카드 한 장에 1 에너지다. $5/$10/$20 충전제에 구독은 없고, 충전한 에너지는 만료되지 않는다. 요금은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작

Piccard 크롬 확장 설치 후, 자기가 자주 나올 것 같은 주제 하나를 골라 그 주제의 영상을 하나 열어 보자. 환경이면 환경 다큐. 첫 표현 하나를 클릭해 저장하는 순간 단어장의 첫 페이지가 만들어진다. 나머지는 간격이 알아서 굴린다.


(간격 반복으로 단어가 남는 원리는 영어 단어 암기법 — 계속 잊어버리는 이유부터에서, 유튜브에서 단어를 모으는 습관은 유튜브 보다가 영어 단어장 만들기에서 다룹니다.)

전체 글 목록은 Piccard 블로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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