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사전 앱 고르는 기준 — 오프라인·발음기호·CEFR까지 한 번에

"영어 사전 앱"을 검색하면 앱스토든 스토어든 리스트가 쏟아집니다. 다 설치해 보기엔 시간이 없고, 다 비슷해 보이기도 하고요. 이 글은 각 앱을 나열하는 대신, 뭘 기준으로 골라야 하는지부터 정리합니다. 기준이 있으면 나중에 새 앱이 나와도 스스로 판단할 수 있으니까요.

먼저 질문 하나: 사전을 "찾기만" 하시나요, "외우기까지" 하시나요?

많은 분이 이걸 혼동해요. 사전 앱은 찾는 순간엔 시원한데, 이틀 뒤 같은 단어를 또 찾고 있어요. 찾는 도구와 남는 도구는 별개입니다.

단어가 남지 않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찾은 기록이 그냥 흩어져 있으니까요. 검색 기록은 쌓이지만, 그게 복습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처음 보는 단어나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사전을 고를 때 "뜻을 잘 보여주는가"만큼 "찾은 단어를 어떻게 다시 만나게 해주는가"를 봐야 합니다.

기준 1. 오프라인 여부

지하철, 비행기, 해외 여행. 영어를 가장 많이 만나는 순간에 데이터가 없을 때가 있습니다. 오프라인 사전은 용량을 차지하는 대신 그 순간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온라인 전용 사전의 단점은 또 하나 있습니다. 조회할 때마다 서버를 거친다는 것. 조회 기록이 어디로 가는지, 로그인을 강제하는지도 같이 보세요. 사전 하나 쓰자고 계정을 만들어야 한다면 그 앱은 사전이 아니라 서비스를 파는 곳일 수 있습니다.

기준 2. 발음 표기 — IPA가 나오나요?

한글 발음 표기("디크러레이션" 이런 식)는 익숙하지만 함정입니다. 한글은 영어 소리를 전부 표현하지 못하고, 표기에 길들여지면 소리를 듣고 단어를 못 알아듣게 됩니다.

IPA(국제음성기호)는 배우는 데 조금 시간이 걸리지만 한 번 익히면 모든 사전에서 통합니다. IPA를 읽을 줄 알면 소리로 들어도 바로 알아볼 수 있습니다. 사전 앱을 고를 때 IPA 표기 유무는 생각보다 차이가 큽니다.

기준 3. 난이도 표시 — CEFR

CEFR은 유럽 공통 기준으로 영어 수준을 A1부터 C2까지 나눕니다. 단어에 이 라벨이 붙어 있으면 "지금 나한테 이 단어가 적당한가"를 바로 알 수 있어요. 시험 준비가 아니라면 C2 어휘를 외우는 데 시간을 쓸 필요가 없으니까요.

난이도 표시가 있는 사전은 학습용으로 설계된 것이고, 없는 사전은 조회용에 가깝습니다. 용도에 맞게 고르면 됩니다.

기준 4. 찾은 단어가 쌓이는 방식

여기서부터가 리스트에 잘 안 나오는 기준입니다. 찾은 단어가:

  • 단순한 검색 기록으로만 남는지
  • 내가 직접 단어장에 옮겨 적어야 하는지
  • 아니면 클릭 한 번에 복습 카드로 저장되는지

세 번째가 가능한 도구라면, 사전을 찾는 행위 자체가 단어장 만들기가 됩니다. 이런 기능은 사전 앱과 단어 앱의 경계를 없애 버리는데, 영어를 오래 하려면 오히려 그편이 편합니다.

그 기준을 통과하는 방법 하나

소개를 하나 하자면, 저는 이 기준을 만족하는 도구를 만들고 있습니다. Piccard라는 Chrome 확장 프로그램인데, 유튜브 자막이나 어떤 웹 페이지에서든 단어를 클릭하면 한국어 뜻이 뜨고, 대부분의 단어에는 IPA와 CEFR 난이도도 함께 표시됩니다. 사전은 확장 안에 들어 있어서 오프라인으로 동작하고, 찾은 단어는 클릭 한 번으로 복습 카드로 저장됩니다. 복습 일정은 FSRS(간격 반복) 알고리즘이 잡아줍니다. 단어 조회는 무료이고, 설치하자마자 바로 쓸 수 있습니다. 카드 저장은 웹 앱에서 이루어지는데, 처음엔 무료 '에너지'로 충당되고 다 쓰면 필요한 만큼만 충전하는 구조입니다(구독 아님).

관심 있으시면 Chrome 웹 스토어에서 바로 설치할 수 있습니다.

정리

사전 앱을 고를 때 보실 것 네 가지:

  1. 오프라인으로 동작하는가
  2. IPA 발음 표기가 있는가
  3. CEFR 난이도가 보이는가
  4. 찾은 단어가 복습으로 이어지는가

찾기만 하는 사전은 시원하지만, 외우기까지 이어지는 사전이 남습니다. 기준대로 고르세요.